클레이튼 2.0에서는 '메타버스'가 강조돼 있다. [사진: 클레이튼 라이트페이퍼] 
클레이튼 2.0에서는 '메타버스'가 강조돼 있다. [사진: 클레이튼 라이트페이퍼]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최근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지고 있다. 잦은 네트워크 장애가 신뢰성을 떨어트리고 있는 가운데,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오던 일부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의 이유로 클레이튼을 떠나고 있다. 그사이 클레이(KLAY) 가격은 올해 고점 대비 반토막 났다. 클레이튼 재단은 뒤늦게 소통하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선 상황이다. 이를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코인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한때 클레이(KLAY)가 개당 880원대에 거래됐다. 클레이는 클레이튼 생태계 내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가상자산이다. 올해 1월에만 해도 클레이는 개당 1800원대에서 거래됐는데, 이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클레이튼 생태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잦은 네트워크 장애는 반복 지적되고 있다. 

2020년 3월 클레이튼 메인넷에 블록이 생성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한 바 있으며 이듬해 11월 네트워크가 40시간 가까이 먹통 된 적도 있었다. 당시 클레이튼 메인넷 '사이프러스(Cypress)'에서 블록 생성 과정 중 노드(네트워크 참여자)들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블록 생성이 중단됐다.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면 클레이, 클레이튼 계열 가상자산 거래에 불편을 초래한다. 작년 11월에도 이들 거래를 지원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해당 가상자산 입출금을 임시 중단했다. 또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의 대표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NFT 유통 서비스 클립드롭스 일정에도 차질을 빚었다. 

이후 클레이튼 메인넷이 정상화돼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약 보름 만에 클레이튼 네트워크 내 트랜잭션 처리가 지연되는 일이 발생해 이용자들의 불편을 또 초래했다. 

올해는 특히 NFT가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클레이튼 기반으로 NFT를 민팅(발행)하는 곳도 늘었는데, 이 과정에서도 불안정한 네트워크를 보인 적 있다. 지난 2월 가수 선미의 NFT 프로젝트 '선미야클럽'의 민팅 과정에서다. 이를 위해 필요한 클레이튼의 지갑 '카이카스'에 다량의 트랜잭션이 몰리면서 오류가 발생해, 예정된 일정이 수차례 변경됐었다. 

지난 2월 클레이튼 팀은 네트워크 혼잡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가스비를 조정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4월 3일 클레이튼 가스비가 기존 25 Ston에서 750 Ston으로 30배 인상됐다. 아울러 클레이튼 지갑인 클립도 외부 서비스 및 앱투앱 API 연동 트랜잭션 30회 무료 서비스를 3월 31일부로 종료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클레이튼의 낮은 수수료 강점이 사라지고, 가스비 인상에 대한 부담이 사용자에게 전가됐다고 봤다. 

코인워크가 기반 플랫폼을 클레이튼에서 테라로 노션을 틀었다. [사진: 코인워크 트위터]
코인워크가 기반 플랫폼을 클레이튼에서 테라로 노션을 틀었다. [사진: 코인워크 트위터]

최근에는 클레이튼 기반 대표 서비스사들이 '탈클레이튼' 행보를 보이면서 내수용이라는 한계점도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4일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에 따르면 '메타콩즈'는 지난 한달간 클레이튼 기반 NFT 프로젝트 가운데 거래량 1위다. 메타콩즈는 지난달 30일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당시 메타콩즈는 트위터를 통해 "기존 클레이튼 체인은 외국인들이 유입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다. 프로젝트, 지갑, 커뮤니티 등이 모두 국내에 초점이 맞처져 있어 외국인들에게 장벽으로 느끼는 것. 또한 타 프로젝트,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투표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버제트와 제휴를 맺고 있는 코인워크도 당초 클레이튼 기반으로 개발 중이었지만 최근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변경에 대한 투표를 진행, 테라(Terra)로 노선을 틀었다. 

클레이 투자자와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사들도 클레이튼에 등 돌리기 시작하면서 클레이튼 재단은 수습에 나섰다. 

클레이튼 재단은 3일 공식 텔레그램을 통해 "클레이튼 재단의 방향성과 생태계 확장 상황에 관해 한국 커뮤니티와의 호흡이 부족했고, 속상해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희 또한 많은 반성을 했다"며 앞으로 커뮤니티 의견을 존중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식 회사 블로그에 두 가지 시리즈 글을 예고했는데, 이 중 하나가 '클레이튼 기술력, 정말 문제있니?'라는 주제다. 그동안 지적돼 온 네트워크 장애 등에 대해 직접 해명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수수료 인상 관련에서도 앞서 클레이튼 재단은 회사 블로그를 통해 "250 ston으로 가스비를 실험적으로 감소시키고 모니터링해 볼 예정"이라며 "최종 목표는 네트워크 트래픽이 낮을 때 가스비를 감소시키는 동적인 가스비 메커니즘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부터 클레이튼에 대한 모든 사업 총괄은 카카오가 싱가포르에 설립한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Krust)가 맡고 있다. 지난해 8월 싱가포르에 설립된 비영리 법인 '클레이튼 재단'도 크러스트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클레이튼 생태계 확장을 돕고 있다. 앞서 클레이튼 재단은 클레이튼2.0을 내놓고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선 모습이었다. 다만 이전에 뚝 떨어진 시장 신뢰 회복과 네트워크 시스템 개선 등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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