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모습 [사진 : 제네바(스위스)= 백연식 기자]
ITU 모습 [사진 : 제네바(스위스)= 백연식 기자]

[제네바(스위스)=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이재섭 현 ITU(국제전기통신연합) 표준화총국장이 ITU 사무차장에 도전한다.  ITU 사무차장에는 우리나라와 리투아니아가 출마를 선언했다. 리투아니아는 ITU 근무 경험이 있는 통신규제청 부국장 출신 Thomas Lamanukas가 출마한 상황이다. 사무차장 입후보자인 이재섭 현 ITU 표준화총국장은 1987년부터 약 34년 간 정보통신분야 글로벌 표준화에 활동해 왔다. 이재섭 ITU 표준화총국장이 사무차장에 출마하는 것은 추후 ITU 사무총장을 염두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차기 ITU 사무차장직 입후보자로 이재섭 현 ITU 표준화총국장을 확정하고, 9일 주제네바대표부를 통해 ITU 사무국에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ITU는 1865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최고(最古) UN 산하 ICT 전문 국제기구로, 국제 주파수 및 위성궤도 관리, ICT 기술표준 개발, 개도국 ICT 발전 지원 업무 등 수행한다. 193개 회원국 및 900여개 민간회원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은 1952년 회원국에 가입했다.  

▲사무총장(Secretary-General), ▲사무차장(Deputy Secretary-General), ▲표준화총국장(TSB Director), ▲개발총국장(BTD Director), ▲전파통신총국장(BR Director) 등 ITU 고위선출직(5명)은 매 4년마다 개최되는 ITU 전권회의에서 총 193개 회원국의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되며, 차기 선거는 내년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서 개최되는 제21회 전권회의(2022년 9월 26일~10월 14일)에서 이뤄진다.  

이재섭 현 ITU 표준화총국장은 2014년에 한국인 최초로 ITU 선출고위직 중 하나인 표준화총국장에 선출된 이래로 약 7년간 ITU 표준화 부문(ITU-T)의 업무를 총괄·조정하고 ICT 분야의 국제표준 정립에 기여해, 리더십과 역량 모두 겸비한 후보자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1952년에 ITU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 1989년부터 이사국으로 선출돼 현재까지 8선 연임 중이며, 내년 선거에서는 이사국 9선 연임에도 도전하게 된다.

ITU 모습 [사진 : 제네바(스위스)= 백연식 기자]
ITU 모습 [사진 : 제네바(스위스)= 백연식 기자]

현재 우리나라는 5G 세계 최초 상용화 등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ICT 강국이며, ITU내에서도 그 위상에 맞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ITU 분담금 상위 11위(318만 스위스 프랑) 국가이며, ▲ 1989년 이사국으로 피선된 이후 현재 8선 이사국, ▲ 5개 선출 고위직중 하나인 ITU 표준화국장에 이재섭 국장이 활동 중이다. 전파·방송·정보보호 등 ICT 각 분야별 글로벌 표준을 정하는 스터티그룹(총19개)에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의장단(17개)이 진출하여 활발히 활동 중(중국(22석), 러시아(18석))이다. 

특히, 5G 표준 논의를 주도해 2019년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과를 거둔데 이어 최근에는 6G 이동통신 표준화 논의를 주도 중이다. 지난 3월 글로벌 6G 청사진 준비를 위한 6G 비전 작업그룹 신설 및 한국인 의장이 선출됐다. 

최근 들어 ITU 논의가 전통적인 통신뿐만 아니라, 인터넷, 인공지능(AI), 양자정보통신 등으로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미중간 ICT 기술 표준 주도권 경쟁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ITU 역할 확대를 주장하고 미국은 민간시장 주도의 기존 질서 유지 입장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ITU 내 새로운 IP 네트워크 표준화를 위한 NewIP 연구그룹 신설을 주장하고 있고, 미국은 자국 중심의 인터넷 거버넌스 유지를 위해 기존 인터넷 기술 표준화기구(IEIF) 중심 논의에 힘을 싣고 있다. 

기존 민간 시장 주도를 원하는 미국 등 선진국들은 ITU 역할 확대에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이 러시아, 개도국, 아랍 등과 함께 ITU 역할 강화를 계속 시도할 것으로 전망돼, 양측간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ITU 사무총장 선거는 미국(현 ITU 개발국장, Doreen. Borgdan-Martin)과 러시아(전 미디어부 차관, Rashid Ismailov) 간 각축전이 예상되며, 기술표준 주도권을 둘러싼 양 진영간의 대결 구조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1월 러시아는 2019년 ITU 이사회 의장 경험이 있는 Rashid Ismailov 전 미디어 차관이 출마를 선언했고, 미국은 지난 3월  Doreen. Borgdan-Martin 현 개발국장의 출마가 공식화된 적 있다. 

과기정통부는 외교부 및 관련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업·공조를 통해 이 후보자의 ITU 사무차장 선출과 한국의 ITU 이사국 9선 연임을  위한 선거활동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정영길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과기정통부 전 주파수정책과장)은 “ITU는 5·6G 주파수 / 기술 표준화 등을 다루는 정보통신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기구다. 국제기구에서의 리더십 확보는 직간접적으로 국익과 연결된다”며 “중국인 현 사무총장이 최장수 ITU 선출직(24년간)으로 활동하면서 ITU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지속 확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재섭 현 ITU 표준화 국장의 개인적 역량과 함께 과기정통부와 외교부 협력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외교력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고 우리나라로서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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